2015 올해의 작가 인터뷰 - 도예가 권진희
- 조회수
- 1637
- 작성일
- 2016-05-25
- 작성자
- 강은정
선과 면, 색의 연금술사 권진희
2015 공예트렌드페어 올해의 작가상 장관상을 수상한 도예가 권진희는 주목받는 차세대 도예가다.
부드럽고 차분한 인상처럼 그녀가 빚은 도자도 차분하게 빛을 발한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그녀와 나눈 짤막한 이야기.
작가 자신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내 작품이 현대적인 작업으로 비쳐지지만 장인 정신으로 도자를 제작하는 도예가다.
올해의 작가상 수상을 축하한다. 이번 1등 수상이 작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올해로 공예트렌드페어에 세번째 참가했다.
이전 페어에는 작업의 양보다는 부스의 분위기나 새로운 아이템으로 참가하려고 노력했다면
이번 페어에서는 지금까지 했던 작업을 대중에게 선보임과 동시에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계기이자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이번에 출품한 ‘콘셉추어 코어’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내 작업은 특별한 의미나 주제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그저 반복적 행위에 대한 결과물이다.
색판을 만들어 길게 자른 띠를 동심원을 그리며 구조를 형성하여 쌓아가면 원추형이 만들어지는데,
일정한 규격의 띠를 계속 쌓아나가면서 생기는 색면과 빈 공간들로
작업이 완성된다.
작은 층계가 쌓여 올라가면서 생기는 공간과 빈 공간의 구조물은
건축학적 구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한 미니멀리즘에서 받은 영향도 나의 작업에 반영되어 있다.
부분적인 반복, 제한된 색상, 단순한 형태로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간결하게 나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콘셉추어 코어’는 언제 첫선을 보였나?
계속해서 같은 시리즈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올해 새롭게 선보인 시리즈가 있나?
2008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월간 도예> 초대전으로 진행한
<라인&드로잉>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새롭게 접근하기보다는 사이즈를 키우는 데 초점을 두었다.
보는 이에게는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큰 숙제와도 같은 작업이었다.
만져보기 전까지는 흙으로 빚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유연한 모양새와 차분한 컬러가 인상적이다.
솔직히 손맛 나게 도자를 빚는 것에는 소질도 없거니와 좋아하지 않는다.
도예가가 되기 이전엔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그만큼 색에 대한 관심도 크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색감의 온도와 색면의 시각적 표현, 건축적 조형미가 내 작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공예’에 대한 작가만의 정의는? 지금 나의 삶에서의 공예는
현대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영역이다.
공예는 살아 숨 쉬는 생활 속에서 함께하며 삶을 보다 품위 있고 인간적으로 만들어준다.
단순히 쓰임을 위한 것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예가로서 힘든 점, 그리고 좋은 점은 무엇인가?
재료의 한계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오브제 작품은 아무래도 실용 도자기에 비해 판로와 생산력이 부족해 늘 과제다.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도예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멀리 보며 지금의 작업을 충실히 해나갔으면 좋겠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도예는 과정이 길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분야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것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을 연마하다 보면
자신만의 색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 윤재웅 사진 김민은 text by Yoon, Jaewoong photographs by Kim, Mineun
출처 <공예+디자인> 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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