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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공예트렌드페어 현장을 가다 (1)

조회수
1296
작성일
2016-05-30
작성자
강은정

올해로 10회를 맞은 공예트렌드페어가 지난 12월 17일부터 20일까지 열렸다.

2014년보다 참여 부스가 늘어규 모가 커지고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실시해

어느 해보다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부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라운지를 새로 마련해 전시를 보다 오랫동안 즐길 수 있게 했다.

또 하루 세 번 진행한 도슨트 투어와 구매한 제품을 바로 포장해 갈 수 있는

포장 서비스 코너 등 전시 내용과 더불어 관람객의 편의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시였다.

전시는 크게 기획관(주제관, KCDF 홍보관, 해외초청관, 특별관), 갤러리관,

창작공방관, 지역공예관, 산업관, 대학관으로 구성되었다.

‘손에 담긴 미래’라는 주제로 오늘날 공예의 모습을 담은 주제관을 중심으로 각 전시관을 소개한다.

 

주제관: 손에 담긴 미래

 1 

주제관 전경                   

 

 

 

2 

주제관에 전시된 작품들, 01 주제관 스페셜 섹션 '달에 담긴 소리'는 신철 도예가와 김혜란 미디어 아티스트의 연출로 이루어졌다. 02 왼쪽은 벨크로 소재를 활용한 김용주 작가의 장신구, 오른쪽은 김혜경 미디어 아티스트의 프로젝션 맵핑 설치 작업인 '보화(寶貨-A Treasure)'  03 3D프린터를 활용하여 제작된 독일의 요아킴 바인홀트의 실험적인 작품  04 이삼웅 작가의 '옥토퍼스' 연작  05 귀얄기법을 발전시켜 도자 표면을 화려한 색의 돌기로 완성하는 윤주철 작가의 작품  06 왼쪽부터 직접 개발한 3D 프린팅 기계로 옹기토를 출력하는 장면을 직접 시연한 안성만의 도자 작품, 네덜란드 패션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의 3D 프린팅 기법을활 용하여 제작한 실험적인 의상, 마찬가지로 3D 프린팅 및 디지털 가공을 통해 제작한 금속공예가 정용진의 조명과 원형기  07 행사장 중앙 미디어월에서 관람객들이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했다.  08 주제관 ‘미래에 담긴 정신’에 전시된 작품들. 고보형의 금속 작품 '나뉘어진 보울'과 배세진의 도예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 연작.

 

 


주제관을 기획한 박경린 큐레이터는 ‘손에 담긴 미래’라는 주제에 대해

“공예의 가장 큰 본질은 인류의 역사부터 함께한 손으로 만들고 발전시켜온 모습에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와 같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손으로 만드는 공예의 역사가

우리 삶의 모습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이 주제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주제관은 다시 세 가지 소주제와 스페셜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박경린 큐레이터의 설명을 통해 각각의 섹션에 담긴 전시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자.

“첫 번째 섹션 ‘미래에 담긴 정신’에는 도자, 금속, 유리 등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하면서

현재의 기술력을 접목해 전통을 발전시켜나가는 공예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다시 말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공존하는 작품으로, ‘쓰임’에 중점을 둔 고보형의 금속 그릇,

나무의 본질과 비례감을 통해 가장 ‘가구다운 가구’를 선보인 백은,

유리로 구현 가능한 높은 기술력과 예술성을 표현한 야스다 다이조의 유리 작품 등을 전시했다.

특히 3D 프린팅과 옻칠을 결합해 장신구를 만드는 윤상희 작가는

현대의 시점에서 전통을 잘 이어가는 대표적인 공예가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인 ‘기술에 담긴 시도’에는 근래에 가장 주목받는

3D 프린팅 기술을 공예에 접목한 작품을 위주로 전시했다.

3D 프린팅을 동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도구로 보고,

이것이 공예와 만났을 때 어떻게 확장해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노경택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3D 프린팅을 처음으로 시도하여 신작을 선보였다.

또 안성만 작가는 3D 프린터를 도자에 맞게 재조립해 사용하는데,

전시장에 직접 개발한 기계를 설치하여 옹기토가 분사되어

형태가 만들어지는 제작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장신구 작가가 의자를 만들고 금속 공예가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등 장르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그만큼 작가가 다룰 수 있는 작업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는 작가가 많아졌다.

 

세 번째 섹션 '재료에 담긴 가능성'에서는

이처럼 소재의 실험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작가들을 좀 더 깊이 다루었다.

장정은 작가는 글루건이라는 부재료를 주인공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또 페트병, 병따개, 아이스크림의 나무 막대 등 상상하기 어려운 재료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처럼 버려지는 재료로 유용하고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드는 작업방식이 흥미롭다.

 

4

 

스페셜 섹션 ‘달에 담긴 소리’는 공예 자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자 기획한 것이다.

‘공예품이 아니라 공예 자체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큐레이터의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케아 같은 인테리어 숍에서도 제품을 쉽게 살 수 있지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공예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공예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 연마의 과정과 시간, 손이 지닌 상징성, 인고의 노력 등

무형의 가치가 담겨 있기에 공예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 섹션에서는 높은 단 위에 달항아리 하나가, 그리고 바닥에는 여러 개의 달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바닥에 있는 여러 개의 달항아리는 작가의 눈으로 불완전해서 부수려고 했던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작가가 완벽한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항아리를 만들고 부순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과 함께 틀어놓은 사운드는 도자기로 만든 악기가 내는 소리,

물레 돌리는 소리, 찰흙 두드리는 소리 등을 들려준다.

달항아리 위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는 루돌프 폰 라반의 움직임 이론에 기반하여 만든

애니메이션 영상을 통해서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운드와 영상을 작품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공예품에 가려진

 비가시적인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주제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섹션을 여러 개로 나누었지만

각 섹션의 교집합이 존재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공예를 관통하는 가치, 손으로 만드는 공예의 과정을 주제관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3

 


글ㅣ진영  사진ㅣ 이이은숙, 남기용, 김준영, 김상민

출처ㅣ<공예+디자인> 17호